저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에버노트(Evernote)를 사용해 왔습니다. 처음 나왔을 때의 혁신적인 기능에 매료되어 유료 플랜까지 결제하며 제 모든 것을 기록하는 디지털 창고로 활용했죠. 회사 업무 자료부터 시작해서, 세 딸아이의 학교 공지사항, 가족 여행 계획까지 정말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에버노트는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플랫폼 간의 성능 차이가 아쉬웠습니다. macOS에서는 그나마 쾌적했지만, 회사에서 주로 사용하는 윈도우 환경에서는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았고, 아이패드나 아이폰에서는 앱을 여는 것조차 망설여질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들을 위해 에버노트를 대체할 만한 다른 노트 앱을 찾아보고, 각 앱의 장단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새로운 노트 앱을 선택하기 위해 제가 세운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완벽한 동기화: 맥, 윈도우, 스마트폰(iOS, Android)을 가리지 않고 모든 기기에서 원활하게 동기화되어야 합니다.
- 다양한 파일 첨부: 사진뿐만 아니라 PDF, 오피스 문서 등 다양한 형식의 파일을 첨부할 수 있어야 합니다.
- 강력한 검색 기능: 수많은 노트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검색 기능은 필수입니다.
- 쾌적한 성능: 노트 양이 많아져도 버벅임 없이 빠른 속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 오프라인 지원: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환경에서도 노트를 확인하고 편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에버노트의 모든 기능을 100% 똑같이 대체하는 앱은 찾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장점이 뚜렷한 훌륭한 대안들은 충분히 있었습니다.
베어 (Bear)
베어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빠른 속도가 인상적인 앱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윈도우용 앱이 없어 애플 생태계(macOS, iOS) 사용자에게만 적합한 선택지입니다.
원노트 (OneNote)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노트 앱으로, 특히 갤럭시 탭이나 서피스처럼 펜을 사용하는 기기에서 필기 기능이 매우 뛰어납니다. 하지만 종종 발생하는 동기화 문제와 전반적으로 무겁고 느린 속도는 큰 단점입니다.
노션 (Notion)
단순한 노트를 넘어 데이터베이스, 칸반 보드 등 강력한 기능으로 ‘올인원 워크스페이스’를 지향하는 서비스입니다. 예전에는 오프라인 사용이 불가능했지만, 현재는 데스크톱 앱과 모바일 앱을 통해 오프라인 작업이 가능합니다. 다만, 기능이 많은 만큼 프로그램이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 있고, 간단한 메모 용도로 쓰기에는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심플노트 (Simplenote)
이름처럼 매우 단순하고 가벼운 텍스트 노트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동기화 속도도 빠르고 사용법도 간단하지만, 이미지나 파일 첨부가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순수 텍스트 기록용으로는 훌륭한 선택입니다.
스탠다드 노트 (Standard Notes)
강력한 암호화를 통해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노트 앱입니다. 모든 노트가 암호화되어 서버 관리자조차 내용을 볼 수 없습니다. 무료 버전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지만, 마크다운 편집이나 다양한 테마 등 핵심적인 기능을 사용하려면 유료 구독이 필요하며, 가격이 다른 앱에 비해 다소 비싼 편입니다.
조플린 (Joplin)
오픈소스로 개발된 무료 노트 앱으로, 에버노트의 강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PC와 모바일 앱을 모두 지원하며, 드롭박스, 원드라이브 등 개인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 노트를 동기화할 수 있습니다. 웹 클리퍼 기능도 충실하며 개인 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사용자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업노트 (UpNote)
최근 많은 사람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노트 앱입니다. 가볍고 빠른 성능, 깔끔한 인터페이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평생 라이선스 구매 가능)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에버노트와 비슷한 폴더 및 태그 구조를 가지고 있어 기존 사용자가 적응하기 쉽고, 필요한 기능들을 충실하게 갖추고 있어 균형이 잘 잡힌 앱으로 평가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