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 년간 쉴 틈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저에게 갑작스럽게 주어진 공백기는 생각보다 낯설고 막막한 시간이었습니다. 세 딸의 아버지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은 재취업에 대한 조급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첫 실업인정을 위해 고용센터에서 안내받은 온라인 취업특강을 들으며 잠시 한숨을 돌렸지만, 이내 다음 차수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장 이력서를 수십 군데 넣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 그리고 이번 기회에 제 자신을 한번 돌아보고 싶다는 마음에 ‘직업심리검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단순히 구직활동 1회를 인정받기 위한 방편으로 시작했지만,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받아보는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기계처럼 일하던 지난날을 잠시 멈추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객관적인 지표로 마주하는 경험은 꽤 신선했습니다. 저처럼 실업급여 수급 중 구직외활동으로 직업심리검사를 고려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 제가 직접 겪으며 정리한 검사 방법과 제출 절차, 그리고 소소한 팁까지 상세히 공유해 드리고자 합니다.

 

어떤 직업심리검사를 선택해야 할까?

고용24 사이트에 접속하면 생각보다 다양한 종류의 직업심리검사가 있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잠시 망설이게 됩니다. 실업인정 구직외활동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검사를 받아도 무방하지만, 기왕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검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용 주요 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직업선호도검사 S형: 60문항 내외의 비교적 짧은 검사로, 자신의 흥미 유형과 그에 맞는 직업들을 빠르게 탐색하고 싶을 때 적합합니다. 시간이 부족하거나 복잡한 검사가 부담스러운 분께 추천합니다.
  • 직업선호도검사 L형: 200문항이 넘는 긴 검사이지만, 그만큼 흥미, 성격, 생활사까지 다각도로 분석하여 훨씬 정교하고 상세한 결과를 제공합니다. 자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진로를 신중하게 재탐색하고 싶은 분께 권장합니다. 저 역시 L형을 선택했으며, 잊고 있던 저의 성향과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직업가치관검사: 어떤 직업을 선택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예: 성취, 봉사, 금전적 보상, 안정성 등)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이직이나 재취업 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직업 환경을 찾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어 줍니다.

이 외에도 구직준비도검사, 직업적성검사 등 다양한 검사가 있으니, 각 검사의 설명을 충분히 읽어보시고 현재 자신의 상황과 고민에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검사 실시부터 결과 파일(PDF) 저장까지 상세 과정

직업심리검사는 고용24(워크넷 통합 사이트)에서 회원가입 및 로그인 후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전체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메뉴 접속: 고용24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뒤, 상단 메뉴에서 ‘취업지원’ > ‘취업가이드’ > ‘직업심리검사’ 순서로 클릭하여 이동합니다.
  2. 검사 선택 및 실시: 여러 검사 목록 중 원하는 검사를 선택하고 ‘검사 실시’ 버튼을 눌러 시작합니다. 각 문항을 솔직하게 체크하며 끝까지 완료합니다. 검사 시간은 종류에 따라 20분에서 90분까지 소요될 수 있으니, 조용한 환경에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3. 결과 확인 및 저장: 검사를 완료하면 즉시 결과표를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결과를 파일로 저장하는 것입니다. 결과표 화면의 하단에 있는 ‘저장’ 또는 ‘인쇄’ 버튼을 클릭하면 PDF 파일 형태로 컴퓨터에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실업인정 신청 시 첨부해야 하므로, ‘직업선호도검사결과_20251010.pdf’처럼 날짜를 포함하여 파일명을 저장해두면 관리하기 편리합니다.

만약 실수로 창을 닫았더라도 당황할 필요 없습니다. 직업심리검사 메뉴의 ‘검사결과 보기’ 탭으로 들어가면 과거에 실시했던 검사 목록이 나타나며, 언제든지 다시 결과를 확인하고 PDF로 저장하거나 인쇄할 수 있습니다.

 

실업인정일에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방법

검사를 마치고 결과 PDF 파일까지 준비했다면, 지정된 실업인정일에 맞춰 온라인으로 제출하는 절차만 남았습니다.

  1. 실업인정 신청 메뉴 접속: 실업인정일 당일(00시부터 17시까지) 고용24 또는 고용보험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실업인정 신청’ 메뉴로 들어갑니다.
  2. 재취업활동 내역 작성: 신청서 작성 단계에서 재취업활동(구직활동) 여부를 묻는 항목에 ‘있음’을 선택합니다.
  3. 구직외활동 유형 선택: 활동 유형을 선택하는 란에서 ‘구직외활동사항’ 탭을 클릭합니다. 과정명에서 ‘직업심리검사’를 선택하고, 세부내역에는 진행한 검사의 정확한 명칭(예: 직업선호도검사 L형 실시)과 실시 기관(고용24 또는 워크넷), 검사 일자를 입력합니다.
  4. 증빙서류 첨부: ‘구비서류’ 항목의 ‘찾아보기’ 버튼을 눌러 미리 저장해 둔 검사 결과 PDF 파일을 첨부합니다. 파일이 정상적으로 첨부되었는지 파일명을 꼭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5. 신청서 제출: 모든 내용을 정확히 기입했는지 최종적으로 검토한 후 ‘제출’ 버튼을 누르면 모든 절차가 완료됩니다.

온라인 제출이 익숙하지 않거나 어려운 경우에는, 검사 결과지를 미리 인쇄하여 신분증과 함께 관할 고용센터에 직접 방문하여 제출하는 방법도 가능합니다.

 

꼭 알아두어야 할 핵심 유의사항

직업심리검사를 통한 구직외활동 인정은 매우 유용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규칙을 반드시 숙지해야 합니다.

  • 인정 횟수는 단 1회: 직업심리검사는 전체 실업급여 수급 기간을 통틀어 단 한 번만 구직외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온라인 취업특강은 최대 3회까지 인정 가능합니다.
  • 5차 실업인정일 이후: 일반 수급자의 경우, 통상적으로 5차 실업인정일부터는 재취업을 위한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따라서 직업심리검사나 취업특강 같은 구직외활동만으로는 실업인정이 어려울 수 있으며, 입사 지원이나 면접 같은 직접적인 구직활동이 최소 1회 이상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본인의 인정 차수별 필요 요건은 반드시 담당자에게 미리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제출은 미리 준비: 실업인정일 당일에 임박해서 검사를 시작하면 시스템 오류나 시간 부족으로 당황할 수 있습니다. 가급적 실업인정일 하루나 이틀 전에 미리 검사를 완료하고 결과 파일까지 완벽하게 준비해두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

단순한 서류 제출을 넘어, 직업심리검사 결과지를 찬찬히 읽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추천 직업 목록을 참고하여 채용 사이트에서 새로운 키워드로 검색해볼 수도 있고, 나의 가치관과 맞는 기업 문화를 가진 회사를 찾아보는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막막했던 재취업의 과정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방향을 재설정하는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